150510 <당신의 수호천사>
「기도」
오오토리 쵸타로 드림
“난 나쁜 애야.”
뜬금없이 뱉어내는 말에도 오오토리는 웃는 얼굴로 돌아보았다. 볼을 잔뜩 부풀린 그녀는 입술도 삐죽 내밀었다. 그 얼굴을 본 오오토리의 입매가 슬그머니 더 위로 올라갔다. 오오토리가 대답은 하지 않고 계속 쳐다보기만 하자 그녀의 시선이 돌아왔다.
“안 물어봐?”
“왜 나쁜데요?”
“네가 다른 여자애한테도 잘 해주는 게 싫어.”
“질투는 나쁘다고 하기 어려운 걸요.”
여전히 웃는 낯인 오오토리에게 그녀는 눈을 흘겼다. 맞는 말이었지만 왠지 즐거워하는 것 같아 괜히 심술이 났다. 툭툭 손가락으로 오오토리의 뺨을 두들기자 간지러운 듯 오오토리가 살짝 고개를 틀었다.
“네가 나만 보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게 나쁘다는 거지.”
“그래요?”
여전히 자신의 턱을 간질이는 손가락을 오오토리가 탁 붙잡았다. 그리고는 그 손가락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윽, 뭐야, 이거. 아무렇지도 않게 해대는 오오토리의 이런 애정표현은 항상 그녀를 설레게 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래, 뭐, 너 이런 녀석인 건 원래부터 알았으니까.
“그렇게 말하면 제가 더 나쁜데요.”
“네가 왜?”
손끝이 간지러워서 그녀는 슬쩍 손가락을 빼내었다. 하지만 오오토리는 멀어지는 손가락을 다시 붙잡았다. 오오토리는 이번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손등 위에 가볍게 키스했다. 가깝다. 오오토리가 풍기는 향수 냄새가 그녀의 코를 자극했다. 하얀 머리카락, 살짝 비친 목선, 그리고 천천히 다시 올라오는 오오토리의 얼굴.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
“당신이 그렇게 되기를 기도했거든요, 저.”
“어?”
오오토리의 웃는 얼굴이 다시 그녀와 마주쳤다. 미묘하게 다른 그 웃음 때문에 그녀는 더욱 얼굴이 붉어졌다. 맞아, 얘 원래 이런 애였지. 이렇게 순진한 얼굴을 하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두운 면을 속속 내비치는 게 오오토리였다. 이런 애한테 반한 내가 잘못이지.
“더 질투하고 더 집착해도 돼요.”
“싫거든.”
“그럼 앞으로 더 기도해야겠네요.”
무언가 더 말을 하려는 듯 그녀의 입이 열렸지만 오오토리는 그렇게 두지 않았다. 입을 맞추고, 혀를 섞고, 그리고 떨어졌을 때, 그녀는 결국 할 말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얼이 빠진 듯 멍한 그녀와 달리 오오토리는 언제나 그렇듯 환하게 웃었다.
“저한테 더 빠져주세요.”
해사하게 웃는 오오토리에게 그녀는 도저히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붉어진 얼굴을 돌리는 대신, 그녀는 오오토리의 품을 파고들었다. 책임져, 바보야. 조용히 중얼거리자 오오토리가 하하 웃었다. 그녀는 그것을 대답으로 삼기로 했다.
(2015. 0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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