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102 <너의 빨강구두>
「시선」
후지 유타 드림
* 짝사랑 주의
많이 좋아해요.
그렇게 말했을 때, 그녀는 작게 미소 지었다. 하지만 곧 미안하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고 나는 황망하게 그녀를 쳐다보았다. 나는 사실을 안다. 그녀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정말 잘 안다. 그래도 자꾸만 끓어오르는 이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그녀를 쳐다보는 내 눈도 돌릴 수가 없다.
「있지, 좋아하는 마음은 내 마음대로 조절이 안 되더라.」
「알아요.」
「미안해.」
알면서도 고백을 했다. 그렇게라도 해야 마음 정리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녀가 너무도 좋아진 탓에, 조절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하게 되어버린 탓에 미즈키상을 대하는 것조차 마음이 편치 못했다. 하지만 미안하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조차도 햇살처럼 아름다워서 슬펐다.
“유타군.”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나도 모르게 그 날을 떠올렸다가 현실로 돌아왔다. 항상 듣던 미즈키상의 목소리가 오늘 따라 신경에 거슬렸다. 그녀의 시선 때문이다. 미즈키상을 보는 그녀의 시선은 정말 평소와는 너무도 달라서 나는 여지없이 처참한 기분이 된다. 간신히 그녀에게서 눈을 떼고 미즈키상을 보았다. 크게 변하지 않는 일상. 늘 그렇듯 미즈키상은 나에게 맞는 연습 스케줄을 짜 주었고, 나는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유타군, 요즘 신경 쓰는 일 있죠?”
“네? 없는데요.”
“거짓말에 소질 없다네.”
야나기사와 선배가 내 어깨에 척 손을 올려놓았다. 아, 왜요. 그런 대답을 할 기운도 나지 않았다.
“그런 거 없어요. 연습하러 갈게요.”
손을 슥 밀어내고 라켓을 챙겨들었다. 미즈키상이 뒤에서 걱정스럽게 몇 마디를 덧붙였다. 기력이 없는 것 같은데 비타민이 많이 든……. 밖으로 나서기 전 뒤를 돌아보았다. 여전히 그녀는 한쪽 구석의 테이블에 앉아 미즈키상을 쳐다보는 중이었다. 왜 저렇게 행복해 보일까. 저런 시선을 받으면서도 미즈키상은 왜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걸까. 미즈키상이 모를 것 같지는 않은데. 어쩌면, 어쩌면 그녀도 미즈키상에게 고백을 했을지도 모르잖아. 미즈키상은 그걸 거절했을지도 모르고. 고개를 홱홱 내저었다. 거절당했다면 그녀의 마음이 아플 텐데, 기회인 거 아닌가 생각하는 내가 한심했다. 연습이나 하자. 언젠가 조금 더 뒤에, 그녀를 아직 좋아한다면 다시 고백해야지. 그 때엔 혹시 받아줄지도 모르니까.
(2014. 1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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