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627 <당신의 수호천사>

「욕심」

후지 슈스케 드림




 ​“왜 그렇게 입술이 삐죽 나왔을까?”


 작은 어깨가 놀란 듯 파르르 떨렸다. 그녀가 뭘 신경 쓰는지 너무 빤히 보여서 웃음만 났다. 그리고 그걸 모른 척 지나갈 만큼, 후지 슈스케는 성격이 좋지는 않았다. 역시나 그녀는 우물쭈물, 애꿎은 볼만 부풀릴 뿐 대답은 하지 않았다.


 “불만은 말해줘야 알잖아.”

 “슈쨩은 말 안 해도 다 알면서.”


 가벼운 저항에 후지는 또 웃기만 했다. 물론 알지만 직접 묻고 직접 듣는 게 좋았다. 직접 말로 꺼내는 데에는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자신의 현재 감정을 이해하고 이걸 말했을 경우 자신과 상대방의 반응도 예측해 볼 필요는 있다. 여기서 말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오면 말을 정리하고 입을 연다. 그녀의 경우는 보통 반응을 예측하는 단계에서 말하기를 포기하는 편이었다. 본인이 부끄러워서, 그리고 후지가 무슨 말로 답할지 몰라서. 사귄 지 꽤 됐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그녀는 그랬다.


 “글쎄. 내가 뭘 알고 있을까?”


 눈을 마주치고 다시 생긋 웃어주면 그녀는 결국 진다. 후지는 물론 알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다. 그런 그녀가 귀여우니까, 사랑스러우니까.


 “우……. 그, 그냥 슈쨩, 여전히 인기 많구나 싶어서…….”

 “질투?”


 전등 불이라도 켠 듯, 한 순간 새빨갛게 물드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다. 바닥으로 떨어진 시선이 책상을 흘끔거렸다. 사물함에 들어있던 탓에 거절할 수도, 버릴 수도 없어 그대로 들고 온 발렌타인 초콜릿이 꽤나 많았다. 후지는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휘감았다. 마른 그녀의 몸이 금방 제 품으로 풀썩 쓰러졌다. 그리고 가볍게 이마에, 코끝에,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시선이 돌아가지 않도록.


 “질투하는 여자친구라니, 너무 귀여워서 곤란한 걸.”

 “그, 그치만…….”


 그녀가 뒷말을 삼키지 않도록 부드럽게 손가락으로 볼을 쓸었다. 강압적이지는 않지만, 기다리고 있다는 확실한 표현.


 “슈쨩이 오로지 내 거인 거 마냥 욕심 부린 것 같아서 싫어…….”


 아. 사랑스러워.

 후지는 다시 입을 맞추었다. 품 안에 쏙 들어오는 이 작은 공주님이 괜한 생각으로 불안하지 않을 만큼 충분한 시간을 들였다. 그리고 제 팔을 붙잡은 손가락에 잔뜩 힘이 들어갈 쯤에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깜빡깜빡, 커다란 두 눈에 가득 담긴 모든 것들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욕심 부려도 돼. 난 언제나 너만의 왕자님으로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 새빨간 얼굴이 더없이 환한 미소로 물들어 가는 것이,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웠다.


 “응!”





(2016. 0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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